구글의 어제 발표를 보고 이번 기회에 그동안 직간접경험을 통해 습득한 벤처기업 주식인센티브 방안들을 정리해보고자 하는 쓸데없는 욕망이 들었다.ㅎㅎ

주식인센티브는 벤처기업에서 인재를 리크루팅하기 위한 가장 대표적인 제도이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벤처기업이 망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고 창업멤버끼리 원수를 지게 하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영희는 돈과 기획력을 대고, 철수는 기술을 대서 50%씩 창업지분을 나눠가졌다고 가정해보자. 1년이 조금 넘어서 철수가 (이런저런 이유로 - 개인적 이유든, 영희와의 불화든)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가정하자. 그러나 영희는 여전히 남아서 회사를 어떻게든 살려놓기로 결정했다고 가정하자. 철수는 여전히 50% 지분을 가져야 할까? 혹은 다 내놓고 떠나야할까? 혹은 중간의 어떤 점을 택해야할까? 어려운 문제다. (+ 창업을 하는 파트너들은 이런 문제에 대해 꼭 사전에 원칙을 정해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오늘 주로 정리할 부분은 창업파트너들간의 문제보다 (관련된 이해당사자가 더 많은) 직원들의 인센티브에 관한 내용이다.

1. 구주분배
몇년전 A모 벤처회사가 B모 대기업에 인수될때 직원들이 평균 3억원의 인센티브를 받았다는 기사가 실린적이 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창업자(편의상 길동이라 하자)가 자신이 보유한 주식(구주)을 회사가 팔리기 직전에 직원들에게 나눠줬기 때문이다. 간단한 방법으로 들리지만 생각해볼 점이 많다. 첫째는 신뢰도의 문제이다. 직원들이 길동이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느냐가 이 구조의 전제조건이다. 즉 구주를 나눠주기전까지는 법률적으로 주식이 모두 길동이 소유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시점의 문제이다. 즉 언제 나눠주느냐 하는 것이다. A모사의 경우처럼 회사가 매각되기 직전(=주식가치가 실현되기 직전)에 나눠줄수도 있고, 특정 마일스톤이 달성되었을때 나눠줄수도 있겠다.(예: 게임회사의 경우 클베 런칭 시점 등) 마지막으로 주식을 '얼마에' 주느냐하는 문제다. 그야말로 공짜로 넘길수도 있고, 상징적인 금액을 받고 넘길수도 있다. 시점과 가격에 따라 주식을 받는 직원들이 양도세를 낼 것인가 증여세(일반적으로 양도세보다 세율 높음)를 낼 것인가가 결정된다. (세금 몇푼 되겠나 싶지만, 생각보다 꽤 된다) 이 방법의 경우, 창업자인 길동이는 구주배분시기를 최대한 늦춤으로써, 직원들이 주식을 받은 후 훽 나가버릴때의 황당함을 방지할 수 있고, 주식가치가 실현되기까지 혹은 사전에 약속한 목표가 달성될때까지의 전체 기여도를 계산하여 비교적 공평하게 주식을 배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 스톡옵션/신주발행
스톡옵션은 그야말로 '옵션'으로서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을 말한다. 어떤 시점이 되었을때 그 주식을 얼마에 살 수 있는 권리를 직원들에게 주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주식을 산다'는 것이다. 할인된 가격일지라도 어쨌든 '주식을 살 현금'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만약 주식을 스톡옵션으로 샀는데 회사가 망한다면? 2000년 버블 당시 이런 기업들이 많았다. 회사가 잘 될 것 같아 몇천만원씩 빚져서 회사의 스톡옵션을 샀는데 버블이 꺼지면서 그 주식이 휴지조각 된거다. 다른 회사에서 더 좋은 오퍼가 와도 빚때문에 못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회사가 상장 직전이라든가 하면 불확실성은 많이 감소된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스타트업이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신주발행'이다. 회사의 단계별로 기여도에 따라 (옵션이 아닌) 신주를 발행해서 보상하는 것이다. 돈은 받지 않지만 인센티브의 일부를 주식으로 주는 것이므로 사실상 유상증자다. 물론 기존 주주들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스타트업은 대개 주주구성이 복잡하지 않으므로 가능하다. 이안의 회사도 이 방법을 쓰고 있다. 고민할 점은 많지만 확실한 보상방법 중 하나다.

3. 구글과 페이스북의 사례
구글의 사례는 스톡옵션 보상의 단점을 보완하려는 시도이다. 구글은 상장회사이므로 '주식가격'이라는 것이 정해져있다. 그런데 최근 주식가격이 폭락해서, 직원들이 받은 스톡옵션 가격보다 더 떨어져버렸다. (=스톡옵션의 메리트가 없어졌다) 그래서 구글은 스톡옵션 행사가격을 최근 폭락한 가격 기준으로 조정해주었다. 상당히 대인배스러운 행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페이스북은 최근에 직원들이 보유한 주식을 회사가 매입해주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렇게 되면 자기가 보유한 주식을 지금 현금화 하고 싶은 직원들이 현금을 만질 수 있게 된다. (물론 이들은 먼 훗날 페이스북 주식이 더 비싸진다면 예전의 선택을 조금 후회할 가능성은 있지만) 회사는 이 주식을 사서 다른 외부투자자들에게 더 비싼 가격에 판다. 잘 나가는 회사, 그러면서도 현금이 많은 회사만이 할 수 있는 럭셔리다. 어쨌든 한시대를 풍미하고 있는 두 회사는 직원의 주식 보상과 관련해서도 상당히 흥미로운 원칙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주식 인센티브는 어떤 경우라도 꼭 누군가에게는 욕을 먹게 되어있다. (= 아무리 후한 프로그램이라도 불만자는 나오게 되어있다) 따라서 욕안먹는 쪽보다는 '많이 기여한 사람이 많이 받고 있나?'를 항상 염두에 두어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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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째니 at 2009/01/28 17:28

    제 경우의 사례를 보면 확실히 스톡옵션보다는 스톡 그랜트인거 같습니다.

    첫 직장에서 50%의 그랜트와 50%의 옵션을 받았는데,그랜트는 바로 행사를 하였습니다. 옵션은 지금 휴지와도 같아서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외국계 회사로 옮겨서 보니 그랜트를 줄때도 있고 옵션을 줄 때도 있었는데, 작으나마 돈이 되는것은 역시 그랜트입니다.지금 주가가 스톡옵션 받은 주가 아래인지라...ㅠ.ㅠ

  2. Commented by at 2009/01/28 18:45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3. Commented by Zefyr at 2009/01/29 01:12

    우연히 이런 주제에 대해 어제 얘기를 지인과 나눴었는데...
    정리가 잘 된 글을 읽으니 많은 도움이 되네요.

    감사합니다.

  4. Commented by 토오니 at 2009/01/29 13:46

    저도 요새 이 사안으로 이래저래 방안을 모색해 보고 있는데 별다른 수가 없더라구요... ^^; 늦었지만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하시는 사업 번창하시기 바랍니다.

  5. Commented by Gomting at 2009/01/30 17:32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sid1=105&mid=sec&oid=030&aid=0001995881
    이런 뉴스를 접하면 자연스레 이곳을 방문해보게 되네요..
    새해 건승하시길 빕니다.

    • Commented by 이안 at 2009/01/30 18:59

      어익후, 곰팅님, 댓글 감사하고요, 덕분에 좋은 블로그를 또 알게 되었습니다.

  6. Commented by 으누션 at 2009/03/22 21:00


    유용한 주제의 글입니다. ^^ 저도 가끔 고민하는 내용이랍니다.

    몇 가지 comment를 달아보면,

    - 외부 투자자(예를 들면 벤처캐피탈)의 투자가 들어오는 경우 이야기는 조금 더 복잡해 질 수 있습니다. 외부 투자를 받기 전에 내부 주주 구성(향후 유치할 인재의 몫도 반영해서)은 잘 정리하는 것이 좋겠지요.

    - 스톡 옵션의 경우, 옵션의 행사기간을 충분히 주면 직원들이 자기 돈을 때려 박아야 하는 risk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 한국의 경우, 비상장기업의 자사주 취득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직원의 주식을 회사가 사주는 것은 좀 어렵다는 문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