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때던가, 성공한 기업가의 인터뷰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난다. 회사일을 하느라 자기 아들이 몇학년인지 모른다는 그분의 기사를 읽으며, 그게 뭐 자랑거리인가..그렇게 해서 회사가 성공하면 퍽도 좋겠다..라고 생각했었다. 그땐 그 사람의 인터뷰가 정말 한심하게 느껴졌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이안의 첫 직장은 거의 매일 밤을 세야하는 직종이었다. 그래서 그땐 항상 머리속에 '일과 삶의 균형' (=어떻게 하면 일을 덜할수 있을까?)이라는 명제가 최우선으로 있었다.

벤처를 하게 되자 상황이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그렇다고 밤을 새는 경우는 드물거나 거의 없지만, 하루 24시간, 365일 일 생각을 하지 않는 때가 거의 없다. 물론 아들이 몇학년인지는 안다. 심지어 유치원 담임선생님 이름도 안다. 가족들과 놀러도 자주 간다. 하지만 아주아주 자연스럽게 인생의 모든 부분에 일에 대한 생각이 스며들어 있다. 그렇다고 가족과 함께하는 순간에 충실하지 않다는 이야기도 아니다. 다만 일이 삶에 배어있다는 이야기다.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하는 분들이 계실 줄 믿는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밤새 무슨 이메일이 왔을까 너무 궁금해서 컴퓨터를 젤 먼저 켜고, 부팅되는동안 스트레칭을 한 후 바로 일을 시작한다. 전철을 타거나 운전을 하거나 걸을때도 좋은 생각이 나면 핸드폰에 꼭 메모를 한다. 밤에 자러 누웠다가도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나면 벌떡 일어나 컴퓨터를 켠다. 가족들과 하와이로 놀러가서도 블랙베리로 업무를 처리한다. 하와이까지 가서 뭔 일을 하는가라고 생각되는게 아니고, 가족들과 하와이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도 일까지 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라고 생각이 든다.

왜? 라는 질문을 한다면 '꿈' 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 모든 일들의 동인은 결국 '꿈'을 꿈으로써 생겨나는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안이 좋아하는 작가 1,2위를 다투는 알랭드보통의 신작 '일의 즐거움과 슬픔'은 읽어볼만한 가치가 충분했고 재미도 있었지만 약간은 아쉬운 작품이었다. '일'이라는 명제 저변에 자리한 '꿈'이라는 것에 대해 충분히 다루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두노동자, 회계사, 직업상담사, 송전탑 연구가, 벤처사업가, 항공업계 종사자, 쿠키공장노동자, 원양어선 노동자 등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일을 통해 느끼는 기쁨과 슬픔을 유쾌하고 철학적으로 다루었기에 읽을 가치는 충분했고 재미도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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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도도빙 at 2009/09/23 04:43

    읽을 책 리스트에 넣어야겠어요. ^^

  2. Commented by 노바 at 2009/09/24 11:50

    아~ 나도 다시 꿈꾸고 싶다^^

    • Commented by 이안 at 2009/09/24 18:40

      ㅋㅋ 저는 이제 꿈 그만꾸고 그게 현실이 됬으면 하는데

  3. Commented by Gomy at 2009/09/24 18:25

    저두요...

  4. Commented by cretuj at 2009/10/02 12:46

    얼마전에 TED talk로 알랭 드 보통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심리학자 뺨 칠 정도로 사람들 고민이나 상태 분석을 잘 하더군요 그것도 아주 우아하게! 이 책도 꼭 한번 봐야겠네요.
    그리고 글 내용을 보니 셈코스토리 라는 브라질 기업 이야기책을 떠올리게 하네요, 한 번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