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닷컴 붐때 선배들이 창업한 벤처회사에서 2년간 일을 했었다. 9명(7명의 창업자와 2명의 꼽사리 - 꼽사리중 하나는 이안)이 모여 시작을 했는데 6개월 후 60명 정도로 회사가 급속히 커졌다. 그러나 곧 닷컴의 몰락이 시작되었고, 회사는 다시 구멍가게화 되었다. 끈끈하던 창업멤버도 뿔뿔이 흩어졌다. 어리부리한 사회초년병 시절이었지만 비즈니스는 장난이 아니구나 하는 것은 확실히 배웠었다.

요즘 실리콘밸리를 위시한 이쪽 동네의 분위기는 그때 못지 않은 것 같다. 자체 버블이 아닌 금융위기의 부산물이라곤 하지만, 어쨌든 결과는 마찬가지다. 여기저기서 감원을 한다는 소식이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고 있다. 야후와 이베이같은 업계 리더들도 10%씩 감원을 발표했고, Sequoia는 투자사들 CEO들을 모아놓고 비용절감방안을 상세하게 지시했다. 지난주 오픈 웹 아시아에도 참석했던 Mahalo와 Seesmic 역시 30%가 넘는 감원을 발표했다. 요즘 미국에서 젤 급성장하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인 imeem도 25%의 감원과 회사매각 루머가 들린다. 작년에 구글에서 스톡옵션을 받은 직원들의 행사가격보다 구글의 주가는 더 내려간 상태다.

어떤 Industry가 상승곡선을 탈때는 성공 스토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그에 따라 창업자의 수도 늘어나며, 그 결과로 이노베이션 역시 만개한다. 지난 2-3년은 웹 산업이 그러한 상승기였다면 이젠 (좋든싫든) 슬슬 롤러코스터의 꼭지점을 지나고 있는 것 같다. 금융시장과 마찬가지로, 막연한 두려움은 패닉을 가져올 것이고, 새로 창업하는 수는 줄어들 것이고, 이노베이션은 아무래도 조금 주춤할 것 같다.

그러나 한편으론 용감한 이노베이터들이 정글의 법칙을 배워서 진정한 워리어로 거듭날 수 있는 좋은(?) 타이밍이 다시 한번 도래한 것 같기도 하다. 회사가 통제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으면서 언발에 오줌 누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갈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월동준비가 되었는지 한번 되돌아보며 쓰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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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도도빙 at 2008/10/23 23:20

    저도 2000년에 선배들이 만든 회사에 조인했는데 비슷하시네요. 저도 새롭게 회사를 시작해서 아직 자리를 못 잡았는데 또 겨울이네요. ㅡ.ㅡ;;

    이안님도 화이팅하세요. ^^

    • Commented by 이안 at 2008/10/24 17:50

      겨울을 보내고 나면 봄이 오겠지요. ^^ 도도빙님도 건승하십시오.

  2. Commented by 도이모이 at 2008/10/24 18:33

    사실 닷컴이라는 것이 수익모델이 없죠. 거의 대부분 투자로 버티는 것인데 요즘처럼 경제 위기속에서는 투자 받기가 쉽지 않자나요. 무시 무시한 시절이 오고 있네요

    • Commented by 이안 at 2008/10/24 20:39

      대부분의 닷컴은 수익모델이 변변찮지만, '회사'가 되려는 닷컴은 수익모델이 전제가 되어야겠지요..

  3. Commented by Mickey at 2008/10/26 16:03

    99년 그 회사 생각이 나네요. :)
    요즘 valley는 더 어려워지기 전에 미리미리 준비하자 분위기가 매우 강하게 느껴집니다. raise from the ashes하면 더 큰 기회가 있을꺼라는 믿음도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