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바로 전 포스팅에 대한 iSeung님의 댓글에 영감을 받아 작성되었음

일단 아래 동영상을 간단히 보자..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은 Amana Palmer이다.  드레스덴 돌스의 보컬이라고 소개하는 편이 좀 더 대중적인 소개일 것 같다. 왜 뜬금없이 아만다의 동영상으로 포스팅을 시작하는지는 뒤에 가면 알 수 있다 ^^;;

Radiohead/NIN
좀 지난 일이다. 재작년이던가..라디오헤드는 음악 비즈니스 역사에 길이남을 실험을 시도했다. 신보를 발표하면서,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음악화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하면서 "내고 싶은 만큼 내고 다운로드해라" 라고 선언을 한 것이다.

62%는 단 1원도 내지 않고 다운로드했다. 17%는 $4도 안되는 돈을 내고 다운로드했다. 하지만 12%가 $8~12를 내고 다운로드했으며, 4%는 $12이 넘는 돈을 내고 다운로드를 했다. 그 결과 라디오헤드는 $20M의 수익을 거두었다. 전 소속사였던 EMI를 통해 신보를 발표했으면 $9~24M 의 수익을 거두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몇달뒤 Nine Inch Nails도 비슷한 시도를 했는데 그들의 앨범 역시 Amazon 판매에서 Album of the Year를 차지했다. 전체 팬들의 5~10%를 차지하는 열성팬들(fanatic)이 이들의 새로운 시도를 지지하며 수익 면에서도 손해가 나지 않게 된 것이다. (라디오헤드와 NIN도 사실 이를 알고 있었기에 리미티드 에디션 등의 패키징을 극대화했다)

물론, 이들이 이런 용가리통뼈 시도를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1) 이미 너무나도 유명한 밴드였고, 2) 미국/영국의 가수들은 이미 음원판매보다 콘서트 투어를 통해 훨씬 많은 돈을 벌고 있다는 점이 놓여있다. 이들이 믿고 있는 콘서트와 같은 시장은 우리나라 음악산업엔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시도를 한낱, '남의 나라 이야기'로 치부한다면, 매우 중요한 시사점 한가지를 놓치게 된다. 바로 '열성팬들과의 커뮤니케이션 극대화' 를 시도했다는 점이다.

Amnda Palmer
다시 아만다 팔머로 돌아가자. 아만다 팔머는 트윗을 열심히 한다. (@amandapalmer) 하루는 트위터에서 팔로워들과 미국 정부에 대한 불만을 주제로 대화를 하다가, '정부가 이러이러한 것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위시 리스트를 만들고 이를 티셔츠에 새겨서 같이 입고 다니면 어떨까 하고 제안을 한다. 티셔츠 디자이너인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간단한 디자인을 해서 보내게 했는데 400명이 넘는 팔로워들이 그 티셔츠를 $25에 사겠다고 했다. 아만다는 트윗을 통해 2시간만에 $11,000를 벌게 되었고, 팬들과 사회문제에 대한 끈끈한 공감대도 형성하게 되었다. 며칠후에는 웹캠을 통해 즉석 콘서트와 바자회를 열었고, 이를 통해 또다시 $6,000이 넘는 수익을 거두게 된다.

드레스덴 돌스의 보컬이었으니 완전 무명인디는 아니지만 라디오헤드처럼 빅네임 뮤지션도 아니라서, 아만다의 사례는 온라인 마케터들에게도 완전 흥미를 끌게 된다. (참조: http://mikeking.berkleemusicblogs.com/2009/06/23/how-an-indie-musician-can-make-19000-in-10-hours-using-twitter/) 얼마전 열렸던 미뎀 컨퍼런스에서도 패널로 참여하여 온라인 마케팅에서 느낀 점에 대해 발표를 했다.

So, 한국뮤지션으로 돌아와서,
라디오헤드나 아만다팔머 사례의 핵심은 그들이 팬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극대화 했다는 점이다. 그를 통해 (팬들에게) 음악을 팔려고 하지 않고, 그들의 음악을 듣는 '경험'을 팔았고,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감동, 더 나아가서는 그들의 팬이라는 자부심을 팔았다. 지갑이 열리는 (그것도 많이 열리는) 시점/계기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았고, 그 시점에 도달하기까지는 다른 것들을 희생 혹은 투자하려는 시도를 했다. 내가 명색이 뮤지션인데 티셔츠 쪼가리까지 팔아야 하냐? 라고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티셔츠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팬들과의 공감대 형성을 하며 감동을 전달할 수 있다고 믿고, 실제로 감동을 전달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다. LP시대를 회상해보면, 앨범표지가 그 앨범의 성격을 규정했듯, 음악 악보 자체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방법으로 그가 추구하는 음악적 가치가 전달될 수 있다..

우리나라 뮤지션들도 (예능방송 출연을 통한 무작위 팬 베이스 늘리기가 아니라) 트위터를 통해서, 미투데이를 통해서, 싸이 미니홈피를 통해서, 블로그를 통해서, 아프리카 실시간 방송을 통해서, 혹은 아이폰 앱스를 통해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열성 팬들을 만들고 그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을 것이다. (말 나온김에 조만간 뮤지션들의 아이폰 앱스 사례도 포스팅하겠음)  이러한 채널들을 통해, 열성팬을 등쳐먹는(?) 느낌이 아닌, 쿨하게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며 재미/보람과 수익을 동시에 얻는 참신한 실행 아이디어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조만간 재밌는 성공사례를 볼 수 있길 기대함..(그런 면에서 사실 최근 윤도현 밴드의 실시간 온라인 방송은 매우 의미가 크다)

예: 브로콜리너마저가 트윗을 하고, 온라인 콘서트를 하고, 유료 아이폰 앱스를 만들고, 수익금의 일부를 좋은 일에 쓴다면(꼭 그렇지 않더라도), 이안도 10만원 정도는 즐거운 마음으로 쓸 것이다.

Trackbas address :: http://iankwon.com/trackback/503

  1. Commented by 노바 at 2010/02/16 11:42

    브로콜리 너마저... 밴드로서는 몰겠는데, 리더인 덕원은 한다는... @yoondw

  2. Commented by jonggun at 2010/02/16 17:09

    음반 내고 활동하는 비용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안 가지만 최소한의 비용(뮤지션도 밥은 먹고 다녀야 하니까 -_-;;)을 위와 같은 비지니스 모델로 충당이 가능할지가 성공의 관건이 될 거 같다는 생각입니다. 특히나 국내의 음악팬 층을 생각한다면 말이죠. 하기야 요즘 홈 레코딩 시스템이야 워낙 싸고 디지털로만 음원을 유통시킨다면 그 비용이 아주 작아질 수도 있으니 가능한 일일 수도 있겠네요. ^^

    • Commented by 이안 at 2010/02/17 10:11

      말씀하신대로, (특히 초기, 인디 뮤지션들에겐) 디지털 음원만 유통하는 것도 답일 것 같아요. 아이폰 앱스의 경우, 하나의 앨범을 정식 발표하는 것보다 결코 뒤지지 않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3. Commented by Minkyu at 2010/02/22 06:26

    우연찮게 이 블로그를 오게 됐습니다. 저랑 코드가 아주아주 흡사하셔서요.. 물론, 사업가이시지만, 전 학생입니다.. 뉴욕에서 경영학 석사 중입니다. 언제 한번 오시게 되신다면 같이 점심이라도 한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에겐 영광일 것 같습니다. ^^. 아. 참고로 음악이라면 아주 환장하는 사람 중에 하나입니다. kooniner@gmail.com

    • Commented by 이안 at 2010/02/22 10:36

      댓글 감사합니다. 뉴욕에 가게 될 일이 생기면 (당분간은 없긴 한데요 ㅎㅎ) 꼭 연락드리겠습니다. ^^

  4. Commented by hojai at 2010/03/18 18:43

    점차 판을 키워갈 준비를 하고 계시는 군요. ^^; 저도 좀 끼어야 할텐데. 음흐흐. 열심공부중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