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집으로 돌아오는 데 집앞 고등학교 학생들이 야자가 끝나는 시간과 겹쳤다. 지나가다가 가끔 교복입은 학생들을 본 적이 있었겠지만 어제처럼 수백명의 학생들을 한번에 접한 것은 오랜만이었다.
친구들과 깔깔대고 이야기를 하는 애들, 대기하고 있던 노란색 독서실 봉고에 올라타며 언제나 그랬다는 듯 기사님에게 인사를 건네는 애들, 혼자 이어폰을 꽂고 걸어가는 애들..15년전 이안의 고3때 모습을 보는 기분이 들었다.입시제도가 수없이 바뀌고 세월이 흘러도 어쨌든 저 나이는 공부를 하는 나이구나..하는 생각이 들며 괜히 옛날 생각에 센티해졌다.
(엉뚱한 연결이지만) 벤처회사에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는 것 같다. 남들이 하는 것을 더 잘하려는 시도는 안전해 보이지만 성공 가능성이 더 낮다는 것. 남들이 안하는 일. 그게 말이 되냐?는 시도를 하는 것이 벤처회사로서는 오히려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근데 이게 참 쉽지 않다. 투자자에게 이를 설득해야 하고 내부적으로도 수많은 회의론과 비관론을 이겨내야 한다. Startup은 agile 해야 한다 (기민하고 유연해야 한다)는 또다른 논리에도 대응할 줄 알아야 한다. 즉,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재 주류인) 고객의 요구와 외부의 시각을 최대한 수용하며 유연해야 한다는 논리에 대응하여 자기가 만들었던 핵심가치/철학을 지켜낼 줄 알아야 한다. 당연히 끈기와 확신이 요구된다. 글자로 쓰면 쉬운 이야기지만 현실계에선 참 어려운 말들이다.
써놓고 보니 논리적으로 참 연결 안되는 두개를 연결한 것 같아 민망하다. 그러나 어찌하랴. 어제 야자가 끝나고 나오는 고딩들을 보며 정말 저런 생각이 들어버렸는걸..ㅎㅎ
